휴가가 끝나고 방학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방학이라 지쳐 계신 분들 많으시지요?
아이들과 복작거리는 일상이 시작되는 방학.
저 역시도 두아이들과 함께 복작복작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ㅎㅎ
오늘 하루를 함께 시작할 차는 다즐링 중에서도
마가렛츠 호프 다원의
2022년도 두물차.
두물차는 그해의 여름에 만든
세컨드 플러시를 말하는데요
다즐링의 매력을 가장 또렷하게 지니고 있다고 해서
퀄리티 시즌이라고도 하는 시즌의 차입니다.
다즐링 특유의 향으로 알려져 있는
머스커텔 향이 진하게 느껴지지만
머스커텔은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향이다 보니
본인이 느껴지는 향으로 기억하시는 게 좋아요.
티클래스를 하다 보면
차에 대한 느낌을 말하는 걸 가장 어려워하시곤 하는데
정말 티마스터가 제대로 된 품평/티테이스팅을 하는 게 아닌 이상
블로그나 인스타에서 흔히 보이는 단어들 외에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차를 오롯이 기억하기 위해서는
내가 정말 느낀 향을 기록하셔야 해요.
그랬을 때 다음에 이 차를 만나면
그때의 그 느낌이 되살아나거든요.
마가렛츠 호프 다원의 올해 두물차를 꺼내면서
문득 어제 본 인친님 피드가 생각나서
모멘토 다관을 꺼내보았습니다.
아들이 여기 우리니 너무 맛있다고 난리가 났어요 ㅎㅎ
저도 물론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방학에는 저와 딸, 아들 셋이서
거실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차를 마시며
각자 할일을 합니다.
딸은 아침 공부를
아들은 책을 읽고
저는 작업을 하지요.
아이들과 하루 종일을 보내다 보면
사실 집중도 잘 안 되고
자꾸 움직여야 할 일이 생기는
정신없는 방학이지만
습하긴 해도 기온이 낮아
차 마시기에도 좋고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합니다.
내가 너처럼 아이들을 키웠더라면.
제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보고
많이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며
엄마가 이야기합니다.
엄마와 딸의 관계.
정말이지 할말하않 ㅎㅎㅎ
엄마와 딸의 관계가 좋은 집을 보면
정말 부럽고 또 부러웠던 일인입니다.
그래서 저는 딸과의 관계가
나와 엄마와의 관계처럼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건 사실이에요.
저에게는 마음이 공허한 시기이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엄마의 부재 덕분에
엄마로서의 지금 제 모습이 있는 거겠지요.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고 느끼며 성장하는 것일 테고요.
그 무섭다는 중2 사춘기 딸내미이지만
여전히 많은 것들을 함께 나누고
엄마가 최고의 친구라고 말해주기에
그저 감사하고 또 고마울 뿐이지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관계란 것은 일방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로서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레 나의 엄마를 이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또 자연스레 엄마가 원망스러운 부분도
있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왜 엄마에겐 일이 그렇게 중요했는지.
엄마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이해하지만
남겨진 나의 마음을 왜 보듬어주지 못했는지.
저는 이제 사춘기 소녀가 아니기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은
엄마를 이해하는 마음이 되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간이, 그 관계가
괜찮은 것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늘 생각해보게 됩니다.
결론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는 것.
쉬운 듯 쉽지 않지만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보다 더 큰 진리는 없는 듯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더 나은 관계를 위해서
이번 방학도 감사하며 보내볼까 합니다.
방학을 맞은 세상의 모든 엄마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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